Maggie's Movies 썸네일형 리스트형 [Still Alice, 2014] "Love." 요즘 따라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 어느 날은 지갑을 찾느라 온 집안을 뒤졌는데, 한참 뒤에 뒷주머니에서 발견한 적도 있어. 웃어 넘기 긴 하지만, 가끔은 걱정이 되기도 해. 그러다 어제 Still Alice를 다시 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지갑을 잃어버리는 건 괜찮아. 그런 건 없어져도 큰일이 아니야. 물론 당첨된 복권이 들어 있지 않다면 말이지. 하지만 이 영화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게 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지를. 이 영화 속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가 연기하는 앨리스(Alice Howland)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야. 명문 컬럼비아 대학의 언어학 교수, 지적이고 자존감도 높고, 멋진 남편과.. 더보기 [Maggie's Plan, 2015] The hem was enough Maggie’s Plan은 볼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어. 전형적인 로맨스를 넘어서 기존의 틀을 깨는 독특한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거든. 영화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돼. Maggie(그레타 거윅)의 결심이 만들어내는 사건들은 끊임없이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를 더해, 끝까지 빠져들 수밖에 없었어. Maggie는 사랑 없이 아이를 키울 결심을 한 인물이야.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직접적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영화의 중간중간 그녀의 성장과정이 그 이유를 추측하게 해. 어쩌면 자기 혼자서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걸지도 몰라. 아무튼, 그래서 그녀는 오래된 대학 친구에게 정자 기증을 부탁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했.. 더보기 [The Best Offer, 2013] 최고가(The Best Offer)로 산 공허 - 위조의 미학 영화 《베스트 오퍼(The Best Offer)》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고 복잡한 감정을 다루고 있었어. 처음에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보고 나니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뭔가가 있었어. 주인공 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시)은 경매업계에서 성공한 최고의 전문가로, 모든 일에 철저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인물이야. 그의 삶은 한 마디로 ‘진품’처럼 보였지. 그가 품고 있던 고집스러운 기준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 두기, 그리고 감정의 절제까지. 말 그대로 외면상으로는 최고라 할 만한 삶이었어.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완벽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결함이 서서히 드러나. 버질이 그렇게 완벽주의를 고집했던 이유는, 사실 내면의 상처와 공허함을 감추기 위해서였어. 슬프고도 가.. 더보기 [Demolition, 2015] 슬픔에 대한 색다른 해부학 영화 《데몰리션》이 슬픔이라는 감정을 다룬 방식은 꽤나 독특하고 신선했어. 주인공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가 사고로 아내를 잃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슬픔의 형태와는 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거든. 그는 무언가에도 감정을 쏟지 못한 채 무감각하게 자신의 삶을 해체하기 시작해. 애도와는 정반대의 느낌으로.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슬픔이란 게 단순히 울고 아파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 무언가가 서서히 풀어지고 흩어지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해. 눈에 띄는 건, 그의 '분해'하는 행동이야. 고장 난 냉장고나 작은 물건들을 하나하나 뜯어내고 살펴보는데, 그게 단순히 겉모습을 분해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쪼개보고 들여다보는 행위 같아 보여. 가만 보면 사람도 스스로를 이렇게 해체해보지 않으면 .. 더보기 [Drive My Car, 2021] 침묵 속에서 피어난 공감의 언어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머릿속이 잔잔한 여운으로 가득했어. 솔직히 말하면, 초반은 조금 적응하기 힘들었어. 오프닝만 거의 40분 가까이 되거든. ˙ỏ˙ "이게 진짜 인트로야?" 싶었는데, 묘하게 그 시간 동안 영화의 결이 내 안에 스며드는 느낌이었어. 러닝타임도 3시간이 넘어서 꽤 긴 편인데, 그 느릿한 리듬에 몸을 맡기다 보니 어느새 영화에 흠뻑 빠져들더라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단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어. 이 영화는 "대사"와 "침묵"이 서로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감정의 풍경이 정말 특별해. 한 장면 한 장면이 꽤나 섬세해서, 별다른 사건이 없어도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의 파동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거 있지. 특히 빨간 차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나 침묵은 마치 두 사람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상.. 더보기 [The Hours, 2002] 선택으로 이어진 모든 시간 "글도 제대로 못 쓰는 내 꼴 좀 봐요. 그동안 내 삶과 행복을 지켜주느라 그댄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참아내며 모두가 날 떠나도 끝까지 내 곁을 지켜준 당신. 이제 당신을 놔줘야 할 것 같군요. 그래도 우리 두 사람,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잖아요.레너드. 삶을 회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맞서 싸우면서 내 삶의 의미가 뭔지 알았죠. 마침내 그걸 깨닫고 삶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러나 그 삶을 접을 때가 된 거 같군요. 레너드, 우리가 함께한 그 세월, 소중한 순간들 영원히 간직할게요, 우리의 시간들도."- 극중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가 남편 레너드에게 남긴 유서 개봉 연도: 2002년감독: 스티븐 달드리 (Stephen Daldry)주연: 메릴 스트립 (Meryl Streep..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