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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gie's Books

[김지연] 등을 쓰다듬는 사람 : 예술을 대하는 진심, 그림의 등을 쓰다듬다

 

《등을 쓰다듬는 사람》을 읽으면서 예술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 이 책은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서, 그 속에 숨은 의미와 감정을 찾아가는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어. 문장 하나하나에서 작가의 따뜻한 통찰이 스며들었고, 편안히 예술을 감상하던 내게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진심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어.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누군가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표정을 살피는 것처럼, 그림의 얼굴을 살핀다"는 부분이었어. 그림을 볼 때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형태만 따라가지 않고, 그 이면의 감정이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일깨워줬거든. 예술 작품을 보는 건 말 그대로 그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이야기들을 헤아리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비평은 의미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이다"라고 말하면서, 비평이란 작품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고 그것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나에게는 이 구절이 특히 와닿았어. 사람들이 비평을 예리하게 비판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진정한 비평은 작품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그것을 이해하고, 때로는 작품 속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거든. 작가는 비판보다는 ‘구체적인 사랑의 눈’으로 작품을 대할 것을 권유하고 있어.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었어.

 

또 하나 마음에 남았던 점은, 작가가 예술 작품과의 관계를 '비밀'로 묘사한 부분이야. 예술은 결국 모두가 똑같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작가와 관람자만의 비밀처럼 남는다는 거지. 그림 속 감정이나 숨겨진 메시지들은 언제나 언어나 평가로 완전히 드러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런 부분들이 나와 작품 사이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교감으로 남는 거지. 이 비밀스러운 감정이 작품과 나의 특별한 연결 고리가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했어.

 

 

 

마지막으로, 작가가 지인의 그림을 보고 "산뜻함과 진득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어. 그 구절을 읽으며, 나도 올 한 해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했어. 산뜻하고 가볍게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이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예술 속에서 발견된 이 미묘한 균형처럼, 나도 관계와 일상 속에서 그런 조화를 찾아가고 싶어졌어. 삶의 표면에 머무는 밝은 색감과, 그 아래에 자리 잡은 고요한 무게감을 함께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멋진 욕심이.! ٩(๑'o'๑)۶

 

내가 대하는 모든 것 속에 조금 더 섬세하게 다가가고, 내가 남기는 흔적에는 조금 더 따스한 깊이를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바람을 품게 만든 이 책은, 아껴 읽고 오래 기억하고 싶은 좋은 글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