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몰리션 썸네일형 리스트형 [Demolition, 2015] 슬픔에 대한 색다른 해부학 영화 《데몰리션》이 슬픔이라는 감정을 다룬 방식은 꽤나 독특하고 신선했어. 주인공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가 사고로 아내를 잃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슬픔의 형태와는 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거든. 그는 무언가에도 감정을 쏟지 못한 채 무감각하게 자신의 삶을 해체하기 시작해. 애도와는 정반대의 느낌으로.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슬픔이란 게 단순히 울고 아파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 무언가가 서서히 풀어지고 흩어지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해. 눈에 띄는 건, 그의 '분해'하는 행동이야. 고장 난 냉장고나 작은 물건들을 하나하나 뜯어내고 살펴보는데, 그게 단순히 겉모습을 분해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쪼개보고 들여다보는 행위 같아 보여. 가만 보면 사람도 스스로를 이렇게 해체해보지 않으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