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책
.. 당신도 볼 수 있듯, 가벼움은 어디에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벼움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드물고 희박해서 찾기 힘들다면, 그 까닭은 어디에나 있는 것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기술이 우리에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p.69)
적절한 보폭을 찾고 올바로 판단하려 애쓰는 눈밭의 기수처럼 앞으로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 이 길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이 내 심장을 쓰리게 하고, 늑대처럼 달려들어 사정없이 목덜미를 물어뜯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늑대의 물어뜯음을 피하지 않는다. 물어뜯기는 고통이 있어야만 진정한 기쁨과 웃음 또한 공존할 수 있음을 알기에 나를 물어뜯는 늑대는 황홀한 늑대다. 나를 물어뜯은 여러 늑대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고마운 사람들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은 마주한 현실과 상관없이 아름다움은 늘 존재하고 있음을 기억나게 해준다. 한 줄 한 줄 읽다보면 신이 준 언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시금 입틀막을 하며 경탄하고야 만다. 아름다움이 이토록 나와 가까이 있기에 예상치 못한 늑대들과 돌연 마주칠지라도 내 기쁨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 책을 선물해 준, 지리산의 황홀한 늑대에게도 고마움과 행운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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